인재 어떻게 뽑길래…삼성·현대차 채용 프로그램 '파격'
"핵심 인재는 국적을 묻지 않습니다"車·반도체 글로벌 인재 유치전 삼성, 외국인 경력사원 채용현대차는 유학생 인턴 모집업계 "글로벌 경쟁 생존 전략"“핵심 인재라면 국적을 따지지 않겠다.”현대자동차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5월 1일부터 하계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현대차가 외국인 유학생 인턴을 공개 모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과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배터리 기업도 외국인 대상 채용 프로그램을 잇달아 추진 중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내 주요 기업이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현대차의 외국인 인턴은 국내 대학에서 3학년 이상 재학하거나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이라면 국적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선발된 인턴은 7월부터 4주 일정으로 연구개발(R&D), 기획, 경영지원 등의 직무를 경험한다. 현대차는 해외 대학 이공계 박사과정 인턴십도 이번에 신설했다. 이공계 박사과정 인턴은 7월부터 2개월간 R&D 본부 또는 AVP(첨단차플랫폼) 본부에서 현직 직원과 연구 과제를 공동 수행한다.현대차는 주요 전략 시장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인재를 대상으로 인턴도 모집한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우수 대학 재학생을 국내로 초청해 각 나라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한 달간 맡길 예정이다. 우수 인턴에겐 현지 법인 채용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은 지난달부터 외국인 경력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그동안 삼성은 세계 R&D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채용 활동을 해왔다. 외국인 경력사원 공개 채용은 국내 근무를 희망하는 외국인 인재를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했다. 채용된 외국인 직원은 각 계열사의 국내 사업장에서 국내 임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삼성SDI는 유럽, 미국 등지에서 ‘테크&커리어 포럼’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요 대학 석·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고 채용 과정을 설명하는 행사다. 지난해에는 최윤호 사장을 필두로 주요 개발 부문 최고위 임원이 총출동해 열띤 호응을 얻었다.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미국에서 글로벌 우수 인재 채용 행사인 ‘배터리 테크 콘퍼런스(BTC)’를 열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미국 유수 대학과 연구소의 석·박사급 인재 유치를 위해 BTC를 활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콘퍼런스 신청자가 매년 서너 배 이상 늘어날 만큼 현지에서 관심이 많다”며 “글로벌 인재 영입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김진원/빈난새 기자 jin1@hankyung.comⓒ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4/04/30
한국의 '마지막 보루'인데…中에 또 1위 빼앗겼다
中, LCD 왕좌 등극 3년 만에 이번엔 중소형 OLED 1위글로벌 1분기 출하량 53%작년 4분기보다 8.5% 상승韓 46% 그쳐…업체 1위는 삼성中 스마트폰 선전·애플 판매↓두 가지 요인이 韓 패배 원인프리미엄 OLED도 안심 못해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마지막 보루’로 불린다. 2021년 중국에 액정표시장치(LCD) 1위 자리를 뺏긴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를 수성하는 데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하지만 LCD를 접수한 중국 업체들이 이후 ‘공격 타깃’을 OLED로 돌리면서 조금씩 영토를 내주게 됐다. 급기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 장착되는 중소형 OLED에선 중국에 1위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28일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세계 중소형 OLED의 53.4%(출하량 기준)를 점유했다. 작년 4분기(44.9%) 대비 8.5%포인트 상승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55.1%에서 올 1분기 46.6%로 줄었다. 중국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개별 회사별로는 삼성이 점유율 41%로 1위를 지켰지만, 1년 전(53.3%)보다는 크게 감소했다. 그 뒤를 BOE(17%), 비전옥스(12%), CSOT(10%), 톈마(9%) 등 ‘중국 4인방’이 이었다. 대형 OLED시장의 최강자인 LG디스플레이는 6위(점유율 6%)에 머물렀다.이유는 두 가지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국산 OLED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잇달아 출시한 것과 삼성, LG 제품을 주로 쓰는 애플의 판매량이 줄어들어서다. 2022년까지는 삼성 OLED를 장착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20여 개에 달했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소형 OLED 패널을 내놓자 그 수가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애국 소비’ 움직임에 작년 4분기 24%였던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올해 1분기 15%로 추락했다.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는 한국이 주름잡고 있는 TV용 대형 OLED나 중국판이 된 LCD와 달리 한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경쟁 시장이다. 대형 OLED에 비해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데다 볼륨도 많다 보니 다들 차지하려는 ‘핫’한 시장이 됐다. BOE가 지난해 11월 쓰촨성 청두에 630억위안(약 11조원)을 투자해 8세대 중소형 OLED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은 이 시장도 차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그나마 다행인 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는 아직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과 LG의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은 각각 49.6%와 33.5%로 BOE(8%), 비전옥스(5.1%) 등 중국 업체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 중저가 모델에 OLED를 공급하는 BOE가 애플에 LTPO OLED 납품을 타진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OLED 시장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4/04/28
삼성 '비상 경영' 돌입…모든 임원 주6일 근무
경영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다른 기업에 확산될지 촉각삼성그룹 모든 계열사 임원들이 이르면 이번주부터 ‘주 6일 근무’를 시작한다.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환율, 유가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만큼 ‘임원 주 6일제’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 전 계열사 임원들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주 6일 근무에 들어간다. 삼성 각 계열사 인사팀이 최근 임원들에게 주 6일 근무제에 동참할 것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점 등을 감안해 임원부터 경각심을 갖고 위기 극복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시행하는 것”이라며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환율과 유가가 치솟는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진 것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삼성전자는 경영지원·개발 담당 임원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는 주 6일 근무에 생산·영업 등 나머지 임원들도 동참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 관계사 임원들도 이르면 이번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설계·조달·시공(EPC) 3사 임원들은 올초부터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도 조만간 주 6일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주 6일 근무는 각 임원이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를 골라 근무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산업계는 ‘비상 경영’이 재계 전반에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그룹도 지난 2월부터 수뇌부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토요일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를 20년 만에 부활시켰다. 삼중고에 실적 악화…비상등 켠 기업들삼성 반도체 1분기 흑자 냈지만…파운드리 사업은 여전히 적자“사실상의 비상 경영 선언이다.”삼성그룹의 ‘임원 주 6일제 시행’에 대한 산업계의 평가는 이렇다. 삼성이 비상경영에 들어간 건 그만큼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서 지난해 15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 실적이 악화됐다. 외부 변수도 심상치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확산하면서 경영의 핵심 변수인 환율·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계에선 삼성이 시작한 비상 경영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 억누르는 위기삼성이 ‘임원 주 6일제’를 시행한 데는 삼성전자의 실적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지난해 네 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15조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 DS부문은 흑자 전환엔 성공했지만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경쟁사의 추격도 심상치 않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삼성을 제치고 2위에 오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대외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쟁을 벌이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유가와 환율은 요동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 때 달러 당 155엔 수준까지 상승했다. 원화 약세도 심각하다. 원·달러 환율도 장 중 달러 당 1400원을 돌파했다. 고금리 장기화가 글로벌 경기에 주는 충격파도 지속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게 대표적이다. ○전 산업으로 비상경영 확산산업계에선 삼성의 비상경영 선언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주력 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재계 2위 SK그룹은 수뇌부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토요일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를 20년 만에 부활시켰다. 또 SK그룹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소속 임원들은 매달 두 차례 금요일에 쉴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반납하기로 했다. 느슨해진 그룹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임원들이 나서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최창원 수펙스 의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석유화학 업계는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1위인 LG화학은 최근 근속 5년 이상 첨단소재사업본부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30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LG화학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2차전지 양극재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작년 9월 IT필름(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 설비를 약 1조1000억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후 작년 하반기 해당 사업을 맡은 IT소재 사업부 직원들을 다른 사업부로 전환 배치하고 특별 희망퇴직도 진행했다.롯데케미칼 역시 인력 재배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플라스틱 원료인 페트(PET)를 제조하는 울산공장의 일부 직원을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기로 한 것. 중국 석유화학 기업의 ‘증설 러시’에 PET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다.황정수/김우섭 기자 hjs@hankyung.comⓒ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4/04/17
'위기 돌파' 삼성 임원 주 6일 근무한다…전 계열사로 확대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일부 계열사에 적용되던 '임원 주 6일 근무'를 그룹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속에 중동발 리스크 등이 연이어 터진 데 따른 '비상 경영' 차원으로 풀이된다.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임원들은 주말 중 하루는 출근하게 됐다. 삼성의 전자 계열사 인사팀은 임원들에 주 6일 근무 동참을 개별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 여파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실적이 연동되는 계열사들도 동참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등 설계·조달·시공(EPC) 3사 일부 임원들의 경우 올해 초부터 주 6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다만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직원들의 '동반 출근'은 엄격히 금지된다. 근태관리 또한 별도로 하지 않아 출퇴근 여부를 체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맏형' 삼성이 비상경영에 나서면서 다른 대기업들도 동참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SK그룹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2000년 이후 24년 만에 ‘토요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킨 바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4/04/17
삼성·LG 등…BMW그룹, 지난해 한국산 부품 6조5000억원 구매
지난해 30여개 한국 협력 업체 부품 구매BMW그룹이 지난해 약 6조5350억원 상당의 한국 협력 업체 부품을 구매했다. 이는 지난해 BMW코리아 올린 매출을 웃도는 규모다.15일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BMW그룹은 45억유로(약 6조5350억원)어치의 부품을 한국 협력 업체로부터 구매했다. 이는 BMW코리아의 지난해 전체 매출인 6조1066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2022년의 총 구매 비용 대비 약 25% 증가한 금액이다.BMW그룹이 한국 협력 업체에 지출하는 부품 구매액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0년 약 7119억원이던 구매액은 2014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022년에는 4조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6조원을 훌쩍 넘어섰다.BMW그룹이 2010~2023년 국내 협력 업체로부터 구매한 부품가격의 누적액은 30조7800여 억원에 이른다. BMW그룹은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LG그룹, 한국타이어, 세방전지 등 30여 개의 한국 협력 업체로부터 전기차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같은 첨단 부품을 비롯해 다양한 부품을 구매했다.BMW그룹 관계자는 "BMW그룹의 한국 시장 재투자는 한국 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기여 및 동반 성장에 대한 의지"라고 밝혔다.부품 구매 외에도 BMW코리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장 등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BMW코리아는 현재 전국에 1000기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를 구축, 올해 안에 총 2100기까지 늘릴 계획이다.한상윤 BMW그룹코리아 대표는 "한국 기업의 첨단 기술력이 담긴 부품을 BMW 모델에 탑재해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가교 구실을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4/04/15
LG 경영진 총출동…"현대차와 전장사업 협력 논의"
현대차 R&D 심장 남양사무소LG전자·이노텍, 시너지 논의 차량용 디스플레이·카메라 등새 고객사로 확보할지 관심LG, 전장 누적수주 100조 곧 돌파이달 초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개발(R&D) 심장인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 LG전자 전장사업부가 총출동했다. 이번주엔 LG이노텍 경영진이 화성을 찾을 예정이다. 현대차 초청으로 성사된 행사의 핵심 의제는 전장분야 협력 확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가 강점을 갖고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카메라·센서 등의 분야에서 양사 협력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성에 집결한 LG 전장 수뇌부14일 산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전장 계열사들이 잇따라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비공개 ‘테크 데이’ 행사를 열고 있다. 최근 LG그룹 경영진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서 전장사업의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벤츠와 LG의 협력 모델에 대한 얘기를 듣고 현대차 쪽에서 LG그룹 전장 계열사를 초빙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올라 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LG와의 만남 이후 “우리는 하이퍼스크린으로 인포테인먼트 게임의 수준을 높이는 것을 포함해 수년 동안 LG와 협력해 왔다”며 “카메라 시스템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우리의 선구적인 역할에 기여한다”고 높이 평가했다.초청 형식을 갖추긴 했지만, LG그룹은 이번 행사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3위인 현대차와 기아를 고객사로 확보하려는 차원에서다.현대차그룹은 국내 전장 파트너로 삼성, LG와 고루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현대차의 핵심 공급원이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이미지 센서, 카메라 등을 현대차에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전장기업인 독일 콘티넨탈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전장사업 일부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가 현대차의 제네시스 2024년형 GV80 모델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급하고 있는 정도다. ○SDV에 공들이는 현대차LG전자와 이노텍은 현대차그룹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안방에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이를 ‘트랙 레코드(실적 기록)’로 삼아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LG그룹의 전장사업은 구본무 LG 선대 회장 시절인 2013년부터 시작됐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과감한 투자와 인재 영입을 아끼지 않았다. 수년간 적자였던 LG전자 전장사업은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해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LG전자만 해도 10여 년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e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으로 이어지는 3각 편대를 구축했다.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 누적 수주 잔액은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LG이노텍도 전장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차량 카메라, 라이다, 차량용 LED(발광다이오드), 파워모듈 등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부품 위주다.향후 자동차 전장 시장의 최후 전투는 ‘레벨3’ 단계의 자율주행에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각종 안전 사고가 잇따르면서 애플조차 자율주행사업을 중단했다. 현대차그룹도 합작사 모셔널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등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멈췄다. 하지만 테슬라가 인공지능(AI)과 카메라만으로 완전 자율주행을 완성할 수 있다고 공언하면서 앞으로 관련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진전시키기 위해 LG와 삼성을 모두 우군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