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눈물 흘리며 돈 빌렸던 한국…이젠 삼성 덕분에 '위풍당당'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1960년대 경제개발 자금 부족 한국독일에 광부, 간호사 파견하고이들 월급 담보로 차관 빌려지금은 독일 대통령이 삼성 임원 손잡고"반도체 공장 꼭 좀 지어달라" 부탁해외에선 '러브콜' 계속되는 데국내에선 "못 도와준다" 목소리 커"여러분, 만리타향에서 상봉하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나라가 가난해서 조국을 떠나 남의 나라 땅에서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이곳의 외국인 근로자 중에 한국인이 가장 근면한다고 하니…"1964년 12월10일 서독 루르지방 함보른 광산의 강당. 300여명의 파독 광부·간호사 앞에 선 박정희 대통령은 연설문을 읽을 수 없었다. 국민의례가 끝날 무렵 곳곳에서 흐느낌이 시작됐다. 애국가가 시작되자 강당은 눈물바다가 됐다.박정희 대통령 역시 눈물을 참지 못했다.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박 대통령은 즉석연설을 시작했다. "가족이나 고향 생각에 괴로움이 많을 줄 알지만,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후손을 위해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물려주기 위해 우리 열심히 일합시다."돈 빌려줬던 독일, 이제는 한국에 부탁..."반도체 공장 꼭 지어달라"1960년대 초 우리 정부는 차관을 들여오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많은 나라들이 고개를 저었지만, 서독은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문제는 담보였다. 서독 정부는 광부와 간호사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의 월급을 담보로 차관을 받았다. 이때 받은 차관은 경제개발계획의 종잣돈으로 쓰였다. 서독에서 어렵게 빌려온 자금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서독 광산의 '눈물의 연설' 이후 약 60년이 지난 2022년 11월.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인 11월5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향했다. 이후 한국 정부·정계·경제계 관계자들이 모인 환영 리셉션에서도 독일 대통령의 관심사는 삼성전자였다고 한다. 그는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을 붙잡고 "독일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꼭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삼성전자 임원들이었다고 한다.한 경제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며 '차관을 달라'고 서독에 요청한 게 불과 60년 전"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 덕분에 한국의 위상도 크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개발도상국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구애는 더욱 간절하다고 한다. 최근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 경영진들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개발도상국들을 돌고 있다. 개도국 정상, 고위 관료들은 하나같이 국내 기업 경영진들의 손을 꼭 잡으며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전수해달라", "꼭 공장을 지어달라"고 부탁한다는 게 해외 유치 활동을 하고 돌아온 기업인들의 공통된 얘기다. 개도국 정상들, "삼성전자 경영진 꼭 만나고 싶다"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에 대해 간절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최근 동남아시아 한 국가 수반을 만난 국내 기업 고위 임원은 연신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 차원에서 시행 중인 현지 대학생 대상 정보기술(IT) 교육 활동에 대한 감사함의 표현이다. "우리 국민들이 대한민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늘려달라"는 것도 단골 요청 사항이라고 한다. 인권 수준이 높고 임금이 중동 국가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은 현지 젊은이들이 취업하고 싶은 꿈의 직장이라서다.동유럽 국가들도 비슷하다. 지난해 서유럽을 찾은 한 국내 대기업 고위 임원 A씨는 한 동유럽 국가 총리로부터 "꼭 만나고 싶다"는 전갈을 받았다. 저녁께 해당 국가 대사관으로 초청된 A씨는 '국빈' 대접을 받았다. 동유럽 국가 총리는 "우리나라에 공장을 지어주면 나는 가장 행복한 총리가 될 것이고 A씨도 몸담고 있는 회사에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른 국가들은 이처럼 글로벌 기업 공장을 유치하지 못해 안달인 상황이다.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리스트를 만들어 제시하며 기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반도체 불황 돌파 위해 정책적 지원 절실"정작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보유한 한국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기업이 공장을 짓겠다고 하면 한국 정부, 지방자치단체는 '뭘 해줄지'가 아니라 '뭘 받을 수 있을지'부터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공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해당 지역에선 반대 여론부터 먼저 나오는 게 보통"이라고도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10년 이상 걸리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기업인들은 2~3년 만에 '속전속결' 신축이 가능한 미국은 물론 중국보다도 느리다고 말한다.일부 정치인들은 더욱 비협조적인 상황이다.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반도체지원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지원법의 국회 처리는 여전히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여야가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야당은 총 4조2600억원에 달하는 세원 감소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러는 사이에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로 꼽히는 대만 파운드리 TSMC는 본사가 있는 대만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10조원 가까운 추가 투자 계획도 내놓고 있다. 높은 수준의 정부 지원에 힘입어 충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한 영향이 크다.반도체업계에선 올해 불황을 돌파하고 기업들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기남 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회장)은 지난 15일 한 심포지엄에서 "미국은 반도체 육성 예산 527억 달러 중 74%를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로 편성한다"며 "적어도 미국과 중국, 대만 등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3/02/26
전체 임직원 절반 이상이 R&D 인력…학위파견 운영하며 글로벌 인재 육성
Cover Story올 하반기 신입·경력 세 자릿수 채용[ 강경민 기자 ] LIG넥스원은 변화하는 전장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최고 역량을 갖춘 R&D 인력을 앞세워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도심항공교통(UAM) 등 차세대 첨단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LIG넥스원에 따르면 3200명 전체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연구원이다. 이 중 석·박사 비중이 60%로, 단일 방산기업으로는 최대·최고 수준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우수 인재의 조기 확보를 위해 산학협력·주요대학 연구소(Lab) 등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체험형·채용연계형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 적응력을 높이고 우수 인력을 발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주요 대학 및 연구소 대상 취업 설명회에도 최고경영자(CEO) 또는 주요 임원이 직접 참여해 회사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LIG넥스원은 올 하반기 신입 및 경력사원도 예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세 자릿수 채용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오는 14일까지 LIG넥스원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LIG넥스원은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R&D 및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학위파견제도에는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회사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LIG넥스원은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미국 터프츠대, 고려대 국방기술경영대학 등 국내외 교육기관에서 경영학석사(MBA) 및 R&D 분야 석·박사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육기간에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할 뿐 아니라 소요 비용의 80% 이상을 회사에서 부담한다. 최근 방위산업에서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SW 전문가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LIG넥스원은 우수 인재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가족친화경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LIG넥스원은 R&D센터가 있는 경기 판교, 용인뿐 아니라 공장이 있는 경북 구미에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도와 재택근무도 적극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은 ‘가정의 날’로 정했다. 임직원들이 일찍 귀가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양한 출퇴근 통근버스 노선 운영 등을 통해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올 4월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멘토가 돼 임원 등 경영진에게 새로운 트렌드를 전수하는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일반적인 멘토링 교육에서 벗어나 신입사원이 경영진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 트렌드뿐 아니라 SNS 운영 노하우 등을 알려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강경민 기자관련기사한달새 300% 폭등한 쎄미시스코…쌍용차 때문?'카이스트에 766억 기부' 이수영 "통장 잔고는…"염색 12시간 뒤 괴물로 변한 얼굴…20대 女 경고"돈 부탁, 도움 못줘"…홍석천, SNS 상담 중단한국, 100원당 8원 공제… "美·日보다 너무 낮아"ⓒ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1/11/10
SK "배터리·반도체·바이오 인재 2만7000명 뽑는다"
청년희망ON 프로젝트 동참3년간 채용규모 9000명 늘려 최태원 "좋은 일자리 만들겠다"김부겸 "SK 큰 결단에 감동"[ 강경민/문혜정 기자 ] SK그룹이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분야를중심으로 3년간 2만7000여 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9000명가량 늘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5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에서 열린 ‘청년희망ON 프로젝트’ 협약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청년희망ON 프로젝트는 정부가 맞춤형 인재 육성에 필요한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기업은 청년에게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앞서 KT와 삼성, LG가 프로젝트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SK그룹은 당초 연간 6000명 수준의 채용계획을 확대해 연간 9000명, 3년간 총 2만70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등 SK가 주도하고 있는 첨단산업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청년 Hy-Five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400명씩, 3년간 총 1200명의 우수 인재를 육성해 청년들의 일자리 발굴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청년에게 전문직업인 교육을 지원하는 ‘SK 뉴스쿨’, 청년 관점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루키’, 청년 장애인 대상 정보기술(IT) 교육을 지원하는 ‘SIAT’ 프로젝트 등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최 회장이 강조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한 인재 육성과 사회적 가치 기조가 반영됐다는 것이 SK그룹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무엇보다 기업들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향후 3년간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유망산업 위주로 청년 채용을 늘리고, 미래를 대비하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계속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과 연구소와의 협력을 통해 핵심 유망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고,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협력업체의 인력 양성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김 총리는 “오늘 발표된 채용과 인턴십 운영 계획에 SK다운 큰 결단과 포부가 담겨 있다”며 “취업난에 빠진 청년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사회공헌 프로그램 내용에서 SK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매우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국무총리실은 이날 SK와의 협약 체결을 통해 ‘청년희망ON’ 프로젝트로 향후 3년간 약속된 대기업 일자리는 10만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1만2000개, 삼성은 3만 개, LG는 3만9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약속했다.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다는 기업들이 더 있어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고 국무총리실은 설명했다.강경민/문혜정 기자관련기사"공무원 수당이 10만원이라니…너무 적다" 반발"月 1600만원이 따박따박"…비결 알고보니입사하면 '1억' 인센티브…파격 조건 내 건 회사"계속 떨어진다며?…집 산 친구는 5억 벌었어!""뼈 녹을 정도"…곰팡이까지 핀 기저귀 찬 아기ⓒ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경제 | 2021/10/25